공짜 같은 돈을 받고


    1950년 소년 학생이던 나는 한국 전쟁의 난을 피해, 홀로 피난 길에 올랐다가, 적구(赤狗)에게 위협 받는 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도 벌여야 하는 나라의 머슴살이를 시작하여, 1957년 6월 20일까지, 험난한 길을 달렸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함정에서 생활하는 기간에는, 북한 땅 동서 연안을 떠다니면서, 기뢰가 떠다니는 바다 물결도 헤쳤고, 비와 같이 쏟아지는 포탄 사이를 뚫기도 했으며,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바다 위에서 소년이던 내가 청년이 되었었다. 두렵고 힘든 천년 같은 하루하루가 쌓이고 쌓인 것이 7년이 되었는데, 그 속에는 뜬 눈으로 새운 밤, 먹지 못하고 흘러 보낸 시간, 떨면서 이겨낸 차가운 바다 물속, 그리고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순간 순간, 즐거운 시간 보다 고통의 시간, 편안한 시간 보다 아팠던 시간을 더 많았었다.


    드디어 1957년 6월 20일(특명은 6월 5일), 7년의 군 생활을 마감하는 전역 신고를 마치고, 진해 해군통제부 동문을 지나, 귀향 길에 올랐던 것이, 지금으로부터 55년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남의 집 농사 일을 돌보기 위해 입주한 머슴도, 7년 동안 꾸준히 한 집에서 일을 계속했을 때는 머슴을 고용하고 있는 주인은 참한 규수를 찾아 장가를 보내면서 살림을 차려 주기도 하고, 땅 마지기라도 떼 주면서 살길을 열어주는 것이 세상 풍습이고 관례 임을 우리는 흔히 보아왔었다. 그렇지만 7년 동안 나리의 머슴살이를 한 나는 그렇지를 못했었다. 1957년 6월 20일 전역 신고를 마친 다음, 점심 사 먹을 돈도 없는 빈털터리로, 진해 해군 통제부 동문을 통과한 후, 귀향자에게 마지막으로 제공하는 무임 승차 열차에 몸을 싣고 진해 역을 떠난 쓰라린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 때 우리 나라의 실정은 무척 어려운 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라 하겠다. 마치 파산 직전에 있는 기업과 같았다고 말하는 것이 더 오를 것이다. 어린아이와 같은 코 흘리게 신생 대한민국을 잡아 먹으려고, 탱크를 앞세우고 중무장 한 북한군이 기습 공격을 감행해 왔으니, 국토는 순식간에 폐허가 되었고, 국민은 모두가 굶주림에 처하는 어려움에 빠지고 말았다. 국토는 경남 일부만 남기고 모두 북한군에게 점령 당하게 되자, 나라의 보위를 책임지고 있는 이승만 대통령은 먼저 UN을 통해 군사적인 지원을 받았고, 다시 경제적은 지원을 얻기 위해 바가지를 들고 국제적인 거지가 되어 구걸을 하였더니, 자유 진영 여러 나라로부터 보내오는 구제 물자로 국민을 먹이고 입히는 어려운 가운데서 허덕이고 있었다.


    나는 그와 같은 시점에 머슴살이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돈 한푼 받아 들지 못하고, 돌아오게 된 것을 당연지사로 생각하면서, 어느 누가 기업주로 있다 하드라도 그렇게 할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있을 수 없었던 것이기에, 누구를 원망하거나 한탄하지 않고 잊으려고 했었다. 나는 흘러가는 55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지난 날에 있었던 모든 일들은 옛 이야기의 한 토막으로 바뀌어지면서, 점점 나의 기억 속에서 잊어져 가고 있었다. 그런데 조국이 어느 정도 부강해 지자, 50년 6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위해 수고한 사람들을 잊지 않고 찾아주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음을 접하게 되었다. 


    지난 3월에는 대한민국 보훈처에서, 외국에 나와 살고 있는 나를 찾아 한국 전쟁에 참전한 유공자로 지정해 주더니, 또 지난 월요일(2012년 8월 6일)에는 대한민국 국방부에서 1959년 12월 31일 이전에 제대한 군인에게, 옛날에 지급해 주지 못한 퇴직 급여금을 50 여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한국 화폐로 1440600원을 퇴직금이라면서 보내왔다. 물론 그 금액은 얼마 되지 않은 적은 돈이다. 그렇지만 목숨을 내놓고 국가를 수호하였다는 것을 늦은 시점이지만 나라가 잊지 않고, 인정해 준다는 것이 나로서는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가 여기에 이 글을 올리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1). 1948년 8월 15일부터 1959년 12월 31일 사이 대한민국 현역에서 2년 이상 복무하고 퇴직 당시 이등상사, 중사(1957년 1월 7일 이후의 계급) 또는 해군 일등병조 이상의 계급에 있었던 자로서, 1959년 12월 31일 이전에 퇴직한 자(사망하였을 시는 유족이 신청할 수 있음)는 퇴역할 당시 받지 못한 퇴직급여금을 금년(2012녕) 12월 31일 이전에 신청하면 받을 수 있게 되니, 당사자 또는 가족 중에 해당자가 있으시면 신청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참고로 신청 구비서류는 간단하고, 복잡하지 않으니 그 절차 등을 저에게 문의해 오시면 자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계급에 따라, 복무하신 연수에 따라, 퇴직급여금의 금액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2). 저는 지난 8일 그 돈을 찾아 아내에게 건네 주면서 오래 전부터 우리 집에 침범한 터마이트를 소탕하려면 천막을 꼭 씌워야 하는데, 그 경비가 부족하여 차일피일 미루면서 고심하고 있던 차에, 공짜 같은 돈이 들어왔으니 아무런 생각 없이 전액을 거기에 쓰라면서 건네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수요일 저녁 백동조 목사님의 설교를 듣던 중, 하마터면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 할 뻔 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음을 고백하면서,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백동조 목사님의 귀한 말씀을 다시 한번 경청해 보시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이 글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다음을 클릭 하시면 다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http://player.vimeo.com/video/47277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