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렇게 더울 땐 바다로 간다.


저녁 노을이 하늘과 바다와 모래 사장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까지도 물 들인다.
한낮의 열기가 물기를 담고 하늘로 오를 때면 멀리 수평선 넘어로 바다 안개가 몰려 온다.
바다안개가 온통 하늘을 덮어버리면 넘어가는 붉은 태양을 못 볼 때도 있다.



그러나 반대편 하늘의 노을은 장관을 이룬다.
언젠가 노을이 진 후 어둑한 때에 갑자기 환한 빛이 온 하늘과 바다위를 비추어서


놀라 걸음을 멈춘적이 있다.
거대한 한줄기 노을빛이 해가 진 후 한참 지났겄만 어디선가 나타난 것이다.
하늘을 지붕삼아 바다위에 전등을 켠 큰 방안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후로 남은 한줄기 빛을 놓치고 싶지 않아 아주 어두워질 때까지 혼자 바다에 남는다.

보름달이 있을 때는 바다위로 반사되어지는 빛이 은빛을 담고 있다.
계절에 따라 빛의 방향이 다르고 바람도 냄새도 항혼 빛도 틀린다.
바다새들의 날개짓만 보아도 계절을 알 수 있다.
가을이 지나 겨울이 올 문턱에선 새들이 허둥대는 것 같다.
남쪽 나라로 줄 지어 날아가는 새들을 볼 때면 왠지 눈시울이 젖어들기도 한다.
그들이 다시 돌아올 때면 나에게 또 내 주변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한치 앞을 알수 없는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낮아짐으로 그분께 간구함으로 나아간다.








04_New Port Beach.jpg


New Port Beach, CA / June H. Lee